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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저널=정윤성 기자)
정부가 중동전쟁발 경제위기 우려에 대응해 내놓은 26조원대 추가경정예산안(추경)이 본격적인 시험대에 올랐다. 고유가와 에너지 수급 불안이 산업 전반으로 확산하면서 실물경제 충격이 장기화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는 만큼 정부의 정책적 수단이 필요하다는 데는 큰 이견이 없는 분위기다. 그간 추경 편성에 반대해온 국민의힘도 4월10일 본회의에서 추경안 처리에 합의하면서, 그 수단으로 재정 정책이 필요하다는 데도 일단 공감대를 이룬 모습이다.
다만 이번 추경이 경제 충격을 얼마나 완화할 수 있을지를 두고는 평가가 엇갈린다. 추경의 시점은 적절했지 골드몽사이트 만, 그 실효성에는 의문부호가 따라붙는다는 것이다. 정유사 손실 보전과 국민 10명 중 7명을 대상으로 한 현금성 지원 등 근본적인 체질 개선보다는 단기 처방에 무게가 실렸다는 지적이 대표적이다. 조속한 처리에 합의한 야권에서 "뒤통수를 맞았다"는 반응도 나오는 만큼 국회 심사 과정에서 적잖은 진통이 예상된다.
총 26조2000억원의 이번 바다이야기모바일 추경안은 크게 다섯 갈래로 나뉜다. 석유 최고가격제와 고유가 피해지원금 등 고유가 부담 완화에 10조1000억원, 취약계층·소상공인·청년 일자리 지원 등 민생 안정에 2조8000억원, 산업 피해 지원과 공급망 안정에 2조6000억원, 지방 재정 보강에 9조7000억원, 국채 상환에 1조원이 각각 배정됐다.
재원은 초과 세수다. 재정경제부 릴게임5만 는 올해 세입이 당초 전망치보다 25조2000억원 더 걷힐 것으로 보고 있다. 반도체 경기 호황으로 법인세가 지난해 본예산 편성 당시 전망치보다 14조8000억원, 증시 활황에 따른 주식 거래대금 증가로 증권거래세와 농어촌특별세도 10조3000억원 더 들어올 것으로 예상됐다. 이에 올해 성장률은 0.2%포인트 추가 상승 효과가 있을 것으로 정부는 보고 있다 릴게임사이트 .
이재명 대통령이 4월2일 서울 여의도 국회 본회의장에서 중동 사태 대응 등을 위한 추가경정예산안에 대한 시정연설을 하고 있다. ⓒ시사저널 이종현
정유사에 5조, 재생에너지엔 5000억
정부가 직 릴게임다운로드 접 만든 슬로건은 '위기를 기회로'다. 이번 추경을 단순한 위기 대응 성격이 아닌 산업 전반의 체질을 손보는 계기로 삼겠다는 것이다. 외교안보와 지정학적 불확실성에 직면할 때마다 전화위복의 필요성을 강조해온 이 대통령의 국정운영 기조가 재정 정책에도 반영됐다는 해석이 나온다.
이와 관련해 이 대통령도 긴급재정명령 활용 가능성까지 언급하며 적극적인 대응 의지를 드러냈다. 그는 3월31일 국무회의에서 "필요하면 헌법이 정한 긴급재정명령을 활용할 수도 있을 것"이라며 "대책을 고민할 때 통상적 절차에 계속 의지하는 경향이 있는데, 더 선제적이고 과감한 대응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민주화 이래 긴급재정명령이 발동된 것은 1993년 금융실명제 시행 당시뿐이다.
이 대통령은 이틀 후인 4월2일 국회에서 열린 시정연설에서도 "이번 추경은 위기의 파도로부터 국민의 삶을 지켜줄 방파제이자 위기 이후 대한민국이 도약할 발판"이라며 "경제 체질 개선의 기회로 삼아 우리 경제를 다시는 흔들리지 않는 반석 위에 올려놓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같은 정부의 속도전 자체는 적절하다는 평가가 많다. 다만 추경안의 내용이 '전쟁 추경'이라는 목적에 부합하는지에 대해선 적잖은 의문이 뒤따르고 있다. 실효성 문제가 대표적으로 거론되는 사업은 추경안 중 비중이 가장 큰 10조1000억원 규모의 고유가 부담 완화 패키지다. 정부는 이 가운데 5조원을 정유사 손실 보전 등 석유 최고가격제 지원에 투입하고, 4조8000억원은 소득 하위 70%에 해당하는 국민에게 민생지원금 형식으로 지원한다.
문제는 이런 방식이 에너지 위기 대응의 근본 해법과는 거리가 있을 수 있다는 점이다. 에너지 구조를 재생에너지 중심으로 전환하고 탄소중립을 앞당기는 데 배정된 예산은 5000억원에 그쳤다. 전쟁이 끝나도 이란이 호르무즈해협을 지속적으로 전략무기화할 가능성까지 거론되는 상황을 감안하면, 좀 더 근본적인 에너지 산업 지원과 활성화에 방점을 찍었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상민 나라살림연구소 수석연구위원은 "고유가에 따른 에너지 위기를 헤쳐 나갈 수 있는 방법은 에너지 절약 시설 및 신재생에너지 확대"라며 "고유가 부담 완화 정책의 상당 부분이 5조원 규모의 정유사 지원에 치중된 이번 추경에서는 우선순위가 거꾸로 됐다고 본다"고 지적했다.
추경으로 시중에 자금이 더 풀리면서 인플레이션을 자극하는 게 아니냐는 우려도 뒤따른다. 저소득층 지원 등 현금성 지출 비중이 높은 만큼, 단기적으로 소비를 부추기고 총수요 압력을 키울 수 있다는 것이다. 정부는 우리 경제가 여전히 공급보다 수요가 부족한 상황인 데다, 국채를 추가 발행하지 않고 초과 세수만으로 재원을 마련했다는 점을 들어 물가 자극 가능성과는 거리를 두고 있다.
하지만 이미 고유가에 따른 인플레이션 우려가 커지는 상황에서 추경에 따른 추가 물가 상승 압력을 마냥 가볍게 볼 수 없다는 반론도 만만치 않다. 국가데이터처에 따르면, 3월 석유류 가격은 9.9% 오르며 전체 물가를 0.39%포인트 끌어올렸다. 농산물 가격이 하락하면서 이달 물가상승률은 2%대 초반에서 균형을 이뤘지만, 4월 이후부터 전쟁에 따른 고유가의 파급효과가 본격화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유상대 한국은행 부총재는 "4월 이후 소비자물가는 국제유가의 큰 폭 상승의 영향으로 오름 폭이 확대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3월22일 서울 시내 한 주유소 앞에 유가가 게시돼 있다. ⓒ연합뉴스
"추경 없었다면 초과 세수를 빚 갚는 데 썼을 것"
이 대통령이 강조한 '빚 없는 추경'도 '조삼모사(朝三暮四)'에 가깝다는 지적이 나온다. 국회예산정책처는 추경 분석보고서를 통해 "추경을 편성하지 않을 경우 초과 세수는 국가재정법에 따라 최소 51% 이상이 채무 감축에 의무적으로 활용됐을 것"이라며 "초과 세수 전액을 지출로 소진함으로써 이러한 감축 기회를 상실하는 것은, 직접적인 국채 추가 발행과 재정 건전성 측면에서 실질적으로 유사한 효과를 갖는다"고 지적했다. 다시 말해 월급이 예상보다 더 들어왔을 때 원래 카드 빚을 갚기로 했는데, 그 돈으로 다른 소비를 해버린 상황과 다르지 않다는 것이다.
이상민 연구위원도 "초과 세수 발생은 다시 말해 본예산을 과소 추계했다는 뜻"이라며 "결국 이번 추경은 국채 발행 없는 추경이 아니라 본예산 때 초과 발행한 국채를 지금 쓰는 추경인 셈"이라고 꼬집었다.
추경안 처리에 합의한 야권은 송곳 검증을 통해 실효성을 끌어올리겠다는 방침이다.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소속 국민의힘 위원들은 "추경 심사 일정에 신속히 합의한 것은 국민의 고통을 조금이라도 빠르게 덜어드리겠다는 이유 하나 때문이었다"며 "그런데 뚜껑을 열어보니 우리는 철저히 기만당했다. 고유가에 대한 처방은 '선거용 현금 살포'라는 가짜약이었다"고 주장했다.
4월2일 나온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대국민 연설을 기점으로 종전 기대감보다 확전 우려가 커지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을 석기 시대로 돌려보내겠다고 경고했다. 전쟁이 끝나도 중동 지역 에너지 인프라 손실과 공급망 차질에 대한 복구에는 상당 기간이 소요될 전망이다. 중동 원유 의존도가 전체 에너지 수입량의 70%에 달하는 한국 경제에 미치는 여파도 예상치를 뛰어넘을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